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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미국 내 기업과 인권 : 2025년 네 가지 주요 동향

요약:

  • 새롭게 도입된 미국 기업 인권 지수(US Corporate Human Rights Index)는 기술, 의류, 자원 개발, 자동차 및 농식품 분야 내 54개 미국 기업들의 인권 정책 및 약속을 분석하는 것에 방점을 둔다. 해당 지수는 2025년에 이루어진 주요 변화들을 파악하고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 기업과 인권 관련하여 진일보한 내용이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 분석 결과, 기업들의 주요 인권 정책과 약속에는 대체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인권 관련 인공지능(AI) 및 콘텐츠 관리 정책에 관해서는 일부 변화가 있었고, 다양성·평등·포용(DEI) 정책 및 기후 관련 약속에 대해서는 후퇴한 모습을 보였다. 상세한 분석 결과는 여기에서 확인.
  • 문서로 기록된 변화폭은 크지 않지만, 미국 내 다변하는 정책·규제·수사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을 분석한 결과 우려되는 지점들이 나타났다. 특히 아래에서 상세히 살펴볼 네 가지 동향과 관련하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미국 테크 기업들의 파워가 증가함에도 적절한 규제가 없다는 점이 특히 위험하다. 이러한 추세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인센티브 제도와 의무적인 인권 실사를 도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테크 기업들이 의무를 위반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 다양한 분야 내 책임 있는 기업 활동이 아예 부재한 것은 아니며, 일부 기업 및 산업 협회들이 기업과 인권 의제를 준수하는 일부 사례들도 존재한다. 더 많은 기업들이 인권 정책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책임 있는 기업 활동을 가능케 하는 제도 및 이니셔티브를 따르고 기존 인권 약속의 이행력을 강화함으로써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기업과 인권 실태: 네 가지 주요 동향

지난 20년간 다수의 주요 미국 및 글로벌 기업들은 기업 차원의 인권 존중 실천과 관련하여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이들 기업들은 인권 정책을 채택하고, 인권 실사를 시행하며, 피해 구제를 실천해 왔다. 미국 및 타국 정부들도 강제 노동 근절을 위한 노력 인권 실사 법안 채택과 같은 중요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권위주의(authoritarianism)의 확산, 폐쇄적인 경제적 민족주의 심화, 기업의 영향력 확대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진전이 형해화될 위험이 나타나고 있으며, 지역 사회와 노동자들은 더욱 심각한 위험에 직면하는 중이다. 기업과 인권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정책과 이행 간 격차가 존재해왔던 것은 맞지만, 지속적인 인권 침해와 핵심 광물 및 인공지능(AI) 등 분야와 관련된 새로운 복합적 위험이 드러나는 현 시점에 이러한 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내 동향 변화

기업과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상황, 규제, 공급망 재편 및 비용 등과 관련하여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국무부 산하 민주주의·인권·노동국(DRL)의 축소 재편 및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프로그램 상당수의 폐지로 인해, 글로벌 인권 위험 해소를 위해 노력해온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적·재정적·외교적 지원이 끊겼다. 특히 DRL 내 기업과 인권 팀이 해체되었는데, 해당 팀은 특히 안전과 인권에 관한 자발적 원칙(Voluntary Principles on Security and Human Rights) 실천 지원, 특정 지역∙부문 내 인권 위험에 관한 기업 자문, 인터넷·기술·인권 관련 지원 제공 및 인권 실사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해왔다. 국무부 연례 보고서에서 다루어지는 인권 의제의 범위가 축소됨으로써, 기업들이 사업을 운영 중이거나 원자재를 조달하는 국가 내 위험에 관한 포괄적이고 신빙성 있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될 전망이다. 폐지된 USAID 프로젝트 중에는 부패 대응을 위한 채굴산업 투명성 이니셔티브(EITI) 관련 부패 대응 자금 지원 사업과 기업들의 농산품 조달 과정에서의 여성 평등 증진 지원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법치주의 및 시민사회 공간 확장을 추진하던 다른 사업들도 모두 폐지되었다. 또한 노동부 국제노동사무국(Bureau of International Labor Affairs)이 주도하던 아동노동 및 강제노동 근절을 위한 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중단됐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 축소로 인해 미국 기업들 내 인권 위험이 더욱 악화될 것이며 복잡한 글로벌 환경에서 책임 있게 사업을 운영할 기업들의 역량도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공급망 및 운영과 관련하여, 노동부는 돌봄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보호제도 및 이주 농업노동자의 노조 결성권 보장제도 등 60여 개의 노동권 규제를 축소할 예정이라고 7월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 내 채굴산업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에너지 해방’ 행정명령(Executive Order on Unleashing American Energy)은 “최근 몇 년간 특정 이념에 따른 규제가 과한 부담을 가중한 탓에 미국 내 자원 개발이 저해되어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제 완화는 기업들의 미국 내 인권 위험을 심화시키고 지역사회(선주민 부족 포함) 및 노동자에 대한 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

미국 하원과 상원에서는 현재 자원 채굴 파이프라인 현장에서의 시위 행위에 대한 연방법상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법안 검토 중인데, 이는 지역사회 안전과 기후 위기 대응을 요구하는 환경보호 활동가들을 더울 범죄화하는 조치이다. 현재 논의되는 법안들은 이미 23개 주에서 시행 중인 파이프라인 및 핵심인프라 현장에서의 시위를 제한하는 법규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시민사회 활동에 대한 공간적 제약은 소위 “정보 블랙박스”를 만들어냄으로써 기업과 투자자들이 인권 침해 영향에 대해 파악하기 어렵게끔 하는 지식 공백을 야기한다. 시민사회 활동에 대한 제약은 또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인데, 이러한 민주주의 및 시민들이 향유하는 자유권의 정도와 1인당 GDP 증가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이미 알려진 바 있다.

테크 산업과 관련하여서는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AI)의 무조건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방침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AI 행동 계획(AI Action Plan)은 규제를 축소하고, 주정부 자금 지원 결정에 있어서도 최소한의 제약만을 남겨 두며, AI 플랫폼들에 “이념적 편향”이 없을 것을 요구하고, AI 인프라에 대한 환경영향 허가를 신속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하였다.

물론 기업과 인권에 관한 미국 정부의 일부 노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관세법 제307조 및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등, 미국 내 주요 기업·인권 법규는 계속해서 시행되고 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일부 상품들을 UFLPA 최우선 적용 항목에 새롭게 추가하였고, 관세국경보호청(CBP)은 6월에 “강제 노동 신고 포털”을 개설했다. 9월, 미국 관세 당국은 조사 결과 강제 노동 증거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대만 자이언트 제조(Giant Manufacturing)가 생산한 자전거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사례로, 10월 미국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와 무역 협정을 체결하며 양국이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권을 보호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변화하는 맥락 속에서, 기업들이 정부 프로그램 및 법규 약화를 기화로 기존의 인권 약속과 이니셔티브를 후퇴시킬 위험이 있다. 또한 정치적 담론의 양극화가 점차 격화되면서, 기업들이 기존 인권 정책 및 실천을 확대하는 것 혹은 이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조차 꺼리게 될 위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

이미 기업들이 다양성·평등·포용(DEI) 일부 기후 관련 약속을 후퇴시킨 사례가 기록되었으며, 테크 산업과 관련하여서는 인공지능(AI) 책임 운영 및 콘텐츠 관리 정책 역시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인권리소스센터는 이러한 기업들의 인권 정책의 퇴보가 더욱 광범위한 핵심 인권 정책 및 약속 전반에 걸쳐 발생한 바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기업과인권리소스센터는 5개 고위험 산업 분야에 속한 미국 거대 기업 54군데의 정책 및 약속에 대한 검토를 시행했다. 검토 결과, 아직 그러한 광범위한 퇴보는 발견되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한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기업들은 지금까지 대체로 인권 정책과 약속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정책, 규제, 담론이 변화하는 현재 상황 속에서 미국 기업들의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더 복잡하고 우려스러운 실태를 발견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인권 관련 활동에 관하여 오늘날 뚜렷이 드러나는 네 가지 주요 동향을 살펴보고, 선도 기업들이 이행하여야 할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조치들을 제시한다. 아래에 나타난 현재 동향에 비추어 보면, 기업들은 기업이 인권과 환경에 대한 의무적 실사를 도입하고 인권 존중과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인센티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들은 기존의 활동 방향을 고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책임 있는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제도를 준수하고 기존 인권 약속의 이행을 강화함으로써 현재의 위험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동향 #1: 일부 기업들은 인권 관련 규제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은 이를 옹호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기업의 인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기업의 자발적 조치만으로는 피해를 방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증명되었다. EU와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에 본사를 둔 기업들의 거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해당 국가들에서 시급히 관련 규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미국 내 정치적 상황 속에서, 규제에 관한 EU와 미국 간 대립각은 특히 첨예하다. 예를 들어, 10월에는 미국 16개 주 법무장관들이 다수 기업에 서한을 보내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과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에 따르지 말라고 명한 바 있다.

실제로 CSDDD는 EU 내 기업들의 로비 활동으로 인하여 완전 폐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실효성이 크게 약화될 위험에 처해 있다. 네덜란드 NGO인 다국적기업연구센터(SOMO)의 조사에 따르면, 엑슨모빌(ExxonMobil)은 대서양을 넘나드는 로비 캠페인을 벌이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정책 입안자들에 대해 로비를 하고 같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이해관계자들을 동원하면서 CSDDD를 폐지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렌 우드(Darren Wood)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에게 무역 정책의 일환으로 CSDDD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엑손모빌은 CSDDD의 “인권 및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는 입법 목적 자체는 지지하지만, 해당 규정은 불확실성과 관료주의를 심화시킨다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EU 상공회의소 역시 CSDDD를 형해화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미국 기업들의 CSDDD 반대 행보는 주로 유럽에 기반을 둔 수백 개 기업들이 CSDDD를 지지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025년 10월 1일 기준으로 88개 기업, 134개 투자자 및 금융 기관, 92개 지원 기관, 166개 서비스 제공업체를 포함한 480개 기관이 공동 성명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지속가능성 보고, 전환 계획, 기후 목표 및 기업 실사에 관한 규칙을 마련하는 것이 EU의 경제 및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CSDDD가 경쟁력, 성장, 장기적 가치 창출 및 그에 따른 투자자의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스(Mars)와 테크 기반 글로벌 네트워크 이니셔티브(GNI) 등 일부 미국 본사 기업 및 네트워크도 2025년 들어 CSDDD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 시작했다.

한편, 테크 기업들은 유럽과 미국에서 규제 반대 로비를 벌여왔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 상당수가 가입되어 있는 컴퓨터·통신 산업 협회(CCIA)는 EU 인공지능법(EU AI Act)과 범용 인공지능(GPAI) 활용 지침의 시행 중단을 촉구했다. EU 인공지능법은 세계 최초의 포괄적 인공지능 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미국에서는 주요 테크 기업들의 연방 로비자금 지출액이 주 차원에서 도입된 AI 규제에 대항하여 급증했으며, 메타(Meta)는 사상 최대 액수인 1,38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 분야의 규제에 대한 기업들의 전반적인 태도는 2023년 이후 변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주요 테크 기업들은 “생성형 AI 법적·정책 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자발적 약속을 발표하며 공식 규제가 마련될 때까지 이를 준수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또한 2023년에는 일부 테크기업 최고경영자들이 규제 도입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오픈AI(Open AI) CEO 샘 알트먼(Sam Altman)은 국회에서 규제가 “필수적”이라고 공식적으로 발언한 바 있고, 구글 및 알파벳(Google & Alphabet) 글로벌 업무 담당 사장 켄트 워커(Kent Walker)는 “AI는 너무 중요해서 규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애플(Apple) CEO 팀 쿡(Tim Cook) 역시 일부 “기본적인 규칙 도입”을 지지한 바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앞서 언급한 EU CSDDD 사례 뿐 아니라, 최근 미국 내 주요 산업 협회 및 다중 이해관계자 이니셔티브들이 노동권 및 인권 보호를 위한 강력한 정부 지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는 사실이다. 수백 개의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미국 의류·신발 협회(AAFA)와 공정노동협회(FLA)는 노동부 국제노동사무국(ILAB)과 산업계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ILAB 보호를 촉구했다. AAFA는 또한 2025년 초 예정된 USAID 해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시급한 과제: 기업들은 기업과 인권에 관한 강력한 정부 주도 조치와 EU CSDDD의 핵심 조항을 준수하고, 업계 협회의 로비 활동이 기업들의 기존 인권 약속에 합치하도록 해야 한다.

동향#2: 전 세계적 학살 및 분쟁에 대한 기업들의 미진한 대응, 인권 약속의 신뢰성을 의심케 해

2025년 6월, 팔레스타인 점령지(OPT) 인권 상황에 관하여 유엔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Francesca Albanese)가 보고서를 발표하며, 독립적인 유엔 조사 및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가자지구 내 ‘대량학살’이라고 명명한 상황에 관한 민간 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과 대량학살로부터 이익을 얻은” 48개 기업들을 명시했다. 이들 중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다른 어느 국가 소재 기업들보다도 많았다. 기업과인권리소스센터의 미국 기업 인권 지수는 이들 미국 기업 중 6곳 -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 아마존(Amazon) 구글(Google)(알파벳(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IBM, 셰브론(Chevron)의 인권 정책 및 약속을 검토하였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권 존중 정책 또는 약속을 유지해 왔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이스라엘 군부의 한 부서가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에서 대규모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사용하던 자사 기술에의 접근 권한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진행 중인 여러 분쟁들에 기업들이 공모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는 사실은, 기업들이 공표한 인권 정책에 실제로 부합하는 실천을 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과인권리소스센터 B4Ukraine 같은 단체들은 기업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실질적으로 더욱 용이케 하였다고 폭로한 바 있다.

2025년 보고서에서 B4Ukraine는 미국 기업들이 2024년 크렘린(Kremlin)에 12억 달러의 소득세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과 비슷한 수준지만, 2021년 기록된 9억 1,570만 달러보다는 훨씬 증가한 금액이다. 미국 당국은 2024년 9월 아날로그 디바이스(Analog Devices),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인텔(Intel),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등 4대 미국 반도체 제조사를 조사했다. 이들 기업 제품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된 러시아 무기 부품의 40% 이상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콩고 민주 공화국 동부 미얀마와 같은 다른 분쟁∙고위험 지역들에서도, 기업들의 영업활동이 체계적 폭력 및 인권 침해에 연루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시급한 과제: 기업들은 국제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분쟁 지역에서의 사업 운영 및 공급망에 대하여 인권 침해 위험의 심각성에 비례하는 강화된 인권 실사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러한 강화된 주의의무를 다하기 어렵거나 민간인에 대하여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위해”를 최소화하는 사업 활동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분쟁 지역에서의 책임 있는 철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동향 #3: 급변하는 관세 정책에 대응하여 기업들은 공급망을 전환하고 있는데, 특히 고위험 조달 지역으로 공급망이 급박하게 이동할 경우 새로운 인권 위험 발생 우려.

기업과인권리소스센터는 의류 및 신발 공급망에 대한 미국 관세의 영향을 추적해왔다. 의류 수입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관세는 중국,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캄보디아, 인도와 같은 주요 생산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의류회사들은 증가된 비용을 피하기 위해 저비용 국가로 주문을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나이키(Nike)는 관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 내 생산을 축소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데이비드 브라이덜(David’s Bridal)은 기존 중국 내 생산을 다른 국가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Walmart)는 방글라데시에 대한 의류 주문을 보류했다.

현재 관세 인상의 적용을 받는 국가의 제조업체들은 주요 소매업체로부터 인상된 비용 상쇄 또는 가격 인하 압박을 받으면서, 그에 따른 주문 취소, 주문량 감소 또는 거래 중단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인권 위험으로는 임금 체불, 작업 환경 열화, 노조 및 결사의 자유 억압 등이 있으며, 특히 여성 노동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노동 환경 악화는 이미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인도 타밀나두(Tamil Nadu)주의 의류 생산 중심지인 티루푸르(Tiruppur)에서 경제 위기 및 인권 침해 위험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섬유 제품에 대하여 미국이 50%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수출이 급감하고 대규모 실직이 발생한다고 보도된 바 있다. 레소토에서는 5,000여 명의 섬유 노동자가 미국 관세와 주문 감소의 영향으로 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3개월간의 무급 휴직을 당했다.

다른 산업 분야의 기업들도 관세와 관련된 비용 증가를 피하기 위해 공급망을 이전하거나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보도에 따르면 HP는 북미 수출 제품 다수의 중국 내 생산 라인을 타국으로 이전하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급한 과제: 기업들이 미국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에 대응하여 공급업체를 변경고자 한다면, 기존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책임감 있게 종료하고 신규 공급업체가 인권 존중을 보장하는 정책과 관행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생산 지역에서의 철수와 신규 생산 지역 진입 시 모두 강화된 인권 실사 절차를 밟을 것이 요구된다.

동향 #4: 미국 테크 기업의 파워가 비대해짐에도 마땅한 규제 부재, 그로 인한 전 세계 인권 위협

글로벌 테크 산업의 파워는 압도적으로 미국에 집중되어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테크 기업들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엔비디아(NVIDIA) 등—은 주요 글로벌 주가 상승을 주도하며 시장, 정책, 공공 담론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이 별다른 제동 없이 유례없는 규모와 글로벌 영향력을 확보해 왔으며, 수십억 명이 그들의 제품과 플랫폼을 사용하며 그 기술과 상품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인권 영향의 범위도 방대하다. 주된 문제들로는 사생활 보호와 표현의 자유는 물론, 토지와 물, 선주민 권리 및 노동권과 관련된 공급망 위험 등이 있다.

업계의 로비 활동(동향 #1)과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테크 기업의 역할(동향 #2) 외에도, 테크 산업의 인권 영향 관련 두 가지 주요 쟁점이 나타난다.

첫째는 테크 산업과 방위 산업의 상호 연계성이 점차 가속화되면서 양측 산업에 이미 내재된 인권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심화된다는 점이다. 주요 테크 기업들과 전 세계 군대들 간 관계가 점차 긴밀해지면서, 일부는 드론, 대(對)드론 기술, 기타 도구 및 인공지능 기반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테크 산업과 군 세력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한 가지 증거로, 지난 6월 메타, 오픈AI, 팔란티어(Palantir)의 전∙현직 임원 4명이 새로 창설된 미군 부대인 '분견대 201(Detachment 201)'에서 중령으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방위 산업 내 테크 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새로운 인권 위험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테크 기업들은 군이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부분 아직 규제되지 아니한 신기술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어떤 정부에 기술을 판매하는지, 그리고 누가 이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갖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된 인권 위험으로는 민간인 피해, 사생활 및 표현의 자유 등에 대한 영향 증대 등이 있다. 이러한 영향의 정도는 아직 정확히 파악이 어렵다: 오픈AI는 2024년에 들어서 자사 기술의 무기 개발 및 군사적 목적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역시 2024년에 유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구글은 올해 초 무기용 AI 설계 및 배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철회했다. 그러나 동향 #2에서 상술한 바와 같이, 기업과인권리소스센터 등 여러 기관은 이미 이러한 테크 기업들이 가자 지구에서 민간인 대량 피해에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대하여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군용 기술을 공급하는 모든 기업들은 자사 제품이 정당한 정치 참여 및 시위를 억압하는 데 사용되거나 국제 인권법 및 인도주의법을 위반하는 군사 행동을 용이하게 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자사 기술이 어디에, 누구에게 판매되는지 및 그 사용이 허가되는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나아가 테크 산업 상품의 차별 및 편향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기업과인권리소스센터와 세계 벤치마킹 얼라이언스(World Benchmarking Alliance)가 진행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11개 주요 테크 기업들이 성별 및 인종과 관련된 시스템적 피해 구제에 미흡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례로는 여성 근로자를 포함한 노동자들의 건강 악화, 얼굴 인식 및 신원 확인 도구의 편향과 오류로 인한 근거 없는 인신 구속 , 그리고 여성 혐오 발언의 확산을 용이하게 하고 폭력을 부추기는 플랫폼 등이 있다. 이러한 위험은 오랫동안 업계 내에 도사리고 있었다. 기업들이 다양성·평등·포용(DEI)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X, 메타, 유튜브와 같은 기업들이 콘텐츠 관리 접근 방식을 변경하며 정부가 대규모 이민 단속, 구금 및 추방에 감시 및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 이러한 인권 위험에 대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급한 과제: 급속도의 발전을 보이는 테크 분야는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규제 완화 접근 방식은 상당한 인권 위험을 초래하는 것을 넘어, 해당 분야를 규율하는 규제에 대하여 부당한 영향을 끼치기에 이르렀다. 테크 분야에 대한 규제는 필수적이며, 그에 따른 명확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인권 실사 의무화는 당연한 출발점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출시하기 전 및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인권 위험을 식별하고 해소할 책임을 테크 기업들에게 부과해야 한다. 이러한 규제 미준수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기업들의 책임 있는 운영을 담보하기 위해 핵심적인 수단이다. 마찬가지로 기업들에게 보조금 형태로 주어지는 인센티브 역시, 각 기업이 인권 및 환경 보호에 관한 운영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주어지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