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빅 테크 회사들의 새로운 데이터센터들이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의 물 소비할 것으로 전망돼”, 2025년 4월 9일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Google)이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일부 지역에서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중이라는 점을 비영리 언론사 소스머티리얼(SourceMaterial)과 가디언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 테크 회사들에 대한 지원을 공약한 가운데, 해당 회사들은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수백 개의 데이터센터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이미 물부족을 겪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술윤리협회(Ethical Tech Society) 설립자인 로레나 자우메-팔라시(Lorena Jaume-Palasí)는 “물부족 문제의 중요도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하며, “물부족 지역에서의 천연 자원의 회복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스머티리얼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의 물 사용 감경 조치에 대하여 아마존에 소속된 지속가능성 전문가마저 아마존의 계획이 “윤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는 등, 아마존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소스머티리얼과 가디언의 질의에 대하여, 아마존과 구글의 담당자들은 항상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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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의 위치는 사업 비밀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소스머티리얼은 현지 뉴스 보도와 테크 업계 정보망인 박스텍(Baxtel) 및 데이터 센터 맵(Data Center Map)이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현재 운영하고 있거나 건설 중에 있는 데이터센터 총 632개의 위치를 담은 지도를 만들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기술 개발로 인해 데이터 저장 공간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함에 따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보유한 데이터센터의 수가 78% 증가했으며,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에서의 건설이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풍부한 지역이라면 데이터센터의 과다한 물 사용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데이터 산업에 소비되는 물의 42%가 '물 부족 지역'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고, 구글 역시 물 소비량의 15%가 “물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구체적인 수체를 밝히지 않았다.

소스머티리얼과 가디언의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 계속해서 세계에서 가장 물 부족이 심한 지역으로 활동을 확장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는 금속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습도가 낮은 내륙 지역에 건설되어야 하고, 또한 해수를 냉각에 사용할 경우 설비 부식을 유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데이터센터를 “건조한 지역이 건설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로레나 자우메-팔라시는 설명했다.

'당신의 클라우드 사용 때문에 내 강은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스페인 북부 아라곤(Aragon) 지역에 위치한 아마존의 신규 데이터센터 세 곳(각각 아마존의 기존 데이터센터 옆에 위치)은 연간 약 755,720㎥의 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는데, 이는 대략 233헥타르(576에이커) 규모의 옥수수 경작지를 관개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미국 펜실베니아 빌라노바 대학교(Villanova University)의 에너지 효율 전문가 아론 웸호프(Aaron Wemhoff)는, 위 수치는 새로운 시설에 전력을 공급할 전기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물을 고려하지 않고 산정된 것이기 때문에 신규 데이터센터의 실제 물 사용량은 위 수치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아라곤 지역에 새롭게 설립된 아마존 데이터센터들은 현재 해당 지역 전체가 소비하는 전력보다 더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12월 아마존은 지역 정부에게 기존 데이터센터 세 곳의 물 소비량을 48%까지 증량하기 위한 허가 발급을 신청했다.

이에 대하여, 아마존이 크리스마스 연휴에 서둘러 허가 신청을 한 것은 비민주적인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아마존은 해당 허가신청서에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 기온이 상승하고 폭염을 포함한 극심한 기상 이변의 빈도가 증가할 것이기에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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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체추 산체스(Chechu Sánchez)는 아마존의 데이터센터가 농작물에 필요한 물을 다 소진해버릴 것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데이터센터들은 제가 있는 아라곤 북부에서 나오는 물을 사용합니다.”라고 체추 산체스는 말했다. "그들이 소비하는 물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당연히 여러분이 쓸 물을 가져가는 겁니다.”

이미 국토의 75%가 사막화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기후 위기 및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인해 스페인은 “생태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고 로레나 자우메-팔라시는 말했다.

데이터센터 추가 설립 허가 결정에 대한 질의에 대하여 아라곤 지방 정부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영향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에 아라곤 지역의 수자원 훼손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 상쇄(water offsetting)”

아마존은 자사의 데이터센터들이 소비하는 물 사용량의 전체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은 2030년까지 소비량보다 더 많은 물을 지역사회 및 생태계에 복원하는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은 지속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지역에서 물 사용량의 41%를 상쇄(소비된 만큼의 물을 생태계에 방류 혹은 복원)[HYC1]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마존의 이러한 방침은 이미 아마존 내부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마존의 전 수자원 지속가능성 관리자였던 네이선 왕구시(Nathan Wangusi)는 “저는 가능한 모든 창구를 통해, 아마존의 이러한 방침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고 말하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만 본다면, 아마존의 이러한 방침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역시, 2030년까지 물 상쇄를 통한 “워터 포지티브”를 실현하고 수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찾겠다고 공약하였다.

빌라노바 대학 웸호프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탄소 상쇄”의 경우 대기중 오염물질 1톤을 제거함으로써 다른 곳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1톤이 상쇄되는 효과가 있는 반면, “물 상쇄”는 그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즉, 한 지역의 물 부족 문제 해결한다고 해서, 다른 멀리 떨어진 지역의 물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탄소는 전 세계적인 문제인 반면, 물은 지역 특수성이 더 강한 문제입니다.”라고 웸호프 교수는 설명했다.

네이선 왕구시는, 아마존은 단순히 자사의 물 사용량을 상쇄하고 “워터 포지티브”라는 기업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넘어, 수자원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필요타당한 일”이라는 견지 하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아마존은 아라곤 지역의 농부들이 물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사용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그러나 활동가 고메즈(Gómez)는, 아마존의 위와 같은 행보는 아라곤 지역 정부에 대한 아마존의 물 사용량 증량 허가 신청 사실로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분산시키려는 “고의적인 혼동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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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

사내에 웹 서비스 클라우드 사업부를 두고 있는 아마존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데이터센터들을 소유하고 있지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빠르게 따라잡는 중이다.

소스머티리얼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나라인 미국의 경우, 물부족 지역에 가장 활발히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기업은 구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미국 일부 물부족 지역에서 현재 7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7개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요충지로 빠르게 성장 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소재 도시 메사(Mesa)의 시의회 의원인 젠 더프(Jenn Duff)는 “물 소비량이 막대한 기업들에 대하여,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월, 페이스북(Facebook)과 왓츠앱(WhatsApp) 및 인스타그램(Instagram)의 모기업인 메타(Meta)는 메사에 1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개소하였고, 구글은 두 개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설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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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메사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구글의 계획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구글이 메사에 첫 번째로 설립한 데이터센터는 연간 5.5㎥의 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은 바 있는데, 이는 애리조나 주민 23,000 명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물의 양과 거의 동일한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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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는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인공지능 인프라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Stargate Project)”를 발표했다.

오픈AI(OpenAI),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 오라클(Oracle), 일본의 소프트뱅크(SoftBank), 아랍에미리트 투자회사 MGX가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텍사스를 필두로 미국 전역의 데이터센터 구축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주된 취지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발표 전날인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중국 기업 딥시크(DeepSeek)는 자체 인공지능 모델을 출시하면서 해당 모델이 서방 경쟁사의 인공지능 시스템보다 훨씬 적은 컴퓨팅 파워와 물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블룸버그(Bloomberg)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전 세계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려던 기존 계획을 일부 철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한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는 “제로 워터(zero water)”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구글은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공기 냉각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들이 주장하는 이러한 새로운 방식들이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에 관하여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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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새로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 사업들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해당 데이터센터들이 소진하고 있는 물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인간도 데이터도, 모두 물을 필요로 합니다”라고 언급한 고메즈는, “하지만 데이터와 달리, 인간의 생명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잖아요” 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