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점령지(OPT): 국제앰네스티 및 현지 인권단체들, 서안지구 철거에 HD현대의 장비가 사용된 사실 밝혀내
"한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점령지: 서안지구 철거에 HD현대의 장비가 사용돼”, 2025년 3월 27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현지 인권단체들이 입수한 시각자료 및 구두 진술에 의해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팔레스타인인 소유 건물 철거에 HD현대의 장비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온 사실이 밝혀졌다.
HD현대는 건물 철거에의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및 현지 인권단체들이 확보한 사진 및 영상에 의하면 2019년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팔레스타인인 소유 주택 총 59채가 철거된 현장에서 HD현대의 장비가 사용된 점이 확인되었다.
해당 철거로 인하여 약 250 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강제 이주했고, 그 외 수백여 명이 생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번 조사를 위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국제앰네스티 산하 디지털 조사팀인 증거연구소(Evidence Lab)과 협력했으며, 현지 단체와의 공조를 통해 철거 현장 사진 및 영상 총 347개를 확보했다.
또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이스라엘 인권단체 베첼렘(B’Tselem)과 협력하여, 서안지구 전역에서 발생한 8건의 철거 현장에서 HD현대의 불도저에 의해 집과 사업장이 파괴된 피해자들의 증언을 수집했다.
배관공 야쿱 바르칸(Yaaqoub Barqan)은 2024년 7월 이스라엘 군이 자신의 집을 산산조각낸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약 30명의 무장 군인들이 HD현대의 굴삭기 등 중장비 3대와 함께 군용 지프차를 타고 도착했습니다. 굴삭기는 20분도 채 안 되어 집을 무너뜨렸어요. 아내는 우리 집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기절했고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군사적 필요성이 없는 한,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사유 재산을 철거하는 것은 전쟁 범죄에 달하는 중대한 국제 인도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2024년 3월, HD 현대는 언론 질의에 답변하며 ‘거래처 기록 검토 결과, 이스라엘 내 철거 공사 등 정부 기관에 HD현대의 설비를 판매한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HD현대는 관련 규제를 준수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최근 조사 결과,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HD현대의 중장비가 이스라엘 유통업체 EFCO에 최소 32회 수송되었으며, HD 현대인프라코어의 중장비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이스라엘 내 주요 유통업체인 엠콜(Emcol Ltd)에게 최소12회 수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023년 3월, 2024년 10월 및 2025년 3월에 HD현대에 연락해 HD현대의 장비가 불법 철거에 사용되고 있는 점을 알렸으며, 2025년 3월 17일에는 HD현대인프라코어, 엠콜, EFCO에도 연락을 취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모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025년 3월 25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게 “해당 분쟁 지역에서의 활동에 당사는 관련이 없다”는 답변을 보냈다. HD현대는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한 바 없다. 엠콜과 EFCO 역시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