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기본법 시행령 초안, 적용 범위 제한과 인권고려 미비로 비판
“‘AI 기본법’ 시행 앞두고 “사실상 무규제” “경쟁력 저해” 팽팽”, 2025년 11월 12일
정부가 ‘인공지능의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하자, “사실상 무규제에 가깝다”는 시민사회의 비판과 “규제가 AI 경쟁력을 저해할 것”이란 업계의 반론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1월22일 시행할 AI 기본법 시행령 제정안을 12월22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시행령안을 둘러싼 비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사업자에게 안전관리 책임이 부여되는 ‘고영향 AI’의 정의가 지나치게 좁다는 점이다. AI 기본법은 고영향 AI를 에너지, 먹는 물, 보건의료 등 10개 분야에서 활용되는 AI 가운데 “사람의 생명·신체 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규정했다. 아울러 “그 밖의 영역”은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는 시행령을 제정하면서 영역을 추가하지 않았고, ‘중대한 영향’의 기준도 일부 특수한 사례로 한정했다.
‘고영향 규제’에서 빠진 대표적 사례로는 ‘감시 AI’가 꼽힌다. 현대제철은 지난 8월 당진 공장에 순찰용 로봇개를 투입해 “노동자 감시용”이라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고영향 AI’로 분류되지 않아 위험관리 방안 마련 등 의무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시행령안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직접적 위해를 가하지 않는 감시·통제 기술은 대부분 고영향 AI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 쟁점은 AI 개발자나 서비스 제공자 외 주체들에게는 법적 책무가 부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AI를 활용해 진료하는 병원, 채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업, 대출을 심사하는 은행 등은 AI 관련 설명 의무조차 지지 않는다. 정부의 시행령안과 고시·가이드라인에서 이들은 ‘이용사업자’가 아닌 단순한 ‘이용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마지막 쟁점은 ‘과태료 부과’ 적용 유예다. AI 기본법은 고영향·생성형 AI 사업자가 안전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사실조사와 시정명령을 거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는 “규제보다는 진흥에 무게를 두겠다”며 최소한 1년 이상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했다.
오병일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대표는 “유럽연합(EU)의 AI법은 공공장소 얼굴 인식, 인간의 취약성 공격, 직장과 학교에서의 감정 인식 같은 인권침해 소지가 큰 AI는 아예 금지하고 있지만 한국의 AI 기본법은 금지하는 AI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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