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후위기 피해 농업인 한국전력 등 기업 고소
“기후위기 피해 농업인 6명, 한전 및 발전 자회사 상대로 첫 손배소 제기”, 2025년 8월 13일
국내 농업인 6명이 한국전력공사(한전)와 5개 발전 자회사를 상대로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공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첫 사례로, 국내 기후소송 역사에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됐으며, 법무법인 위온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공동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피고인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은 국내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의 약 27%, 전 세계 배출량의 0.4%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재생에너지 전환을 미루고 해외 석탄 투자를 확대해왔다. 이에 대해 기후솔루션 측은 “국가 전력공급이라는 공적 책무가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원고들은 실질적인 재산 피해에 대한 배상과 함께, 2035년까지 석탄발전 퇴출을 촉구하는 의미로 2,035원의 상징적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했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손해배상 청구를 넘어, 기후위기 책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기후 취약계층인 농업인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보장하기 위한 역사적인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 조건의 불안정성은 농업 현장에 이미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0년간(1991~2020) 전국 평균기온은 1.6도 상승했으며, 연평균 강수량은 135.4mm 증가했다. 이로 인해 폭염, 가뭄, 집중호우, 냉해 등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재배 가능한 작물의 범위와 주기가 급변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한 사과 농가는 “예전에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 피던 사과꽃이 이제는 4월 초에 피면서 갑작스러운 눈이나 추위에 얼어붙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농업인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기후위기의 책임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니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농업인은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이며,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은 대량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해온 발전 공기업에도 있다”며 “이제는 책임을 묻고 변화를 요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원고 농업인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소송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를 만든 이들이 끝내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시작”이라며 “기후위기 책임 인정, 피해에 대한 배상, 온실가스 감축 계획 수립과 실행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